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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안 칼럼] 녹색산업분류를 재검토해야한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1-17 17:23
조회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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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서정주가 나이 23에 쓴 시 <자화상>에서 외친 시 구절 ‘나를 키운 것 8할이 바람이다’를 떠올리며, 불유구(不踰矩)가 된 지금 나에게 되묻는다. ‘나를 나로 키운 것은 무엇인가?’ 자문에 자답해 본다면, 나를 키운 것 8할이 책 읽기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 아버지를 처음 만날 때까지 할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대학 4학년 때 처음 전기가 들어온 벽촌에서 당시로써는 드물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한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아이로 자라 저녁이면 호롱불 아래에서 할아버지 친구분들 앞에서 딱지소설을 큰소리로 읽었다. 꽤 오랫동안 뜻도 모르고 읽은 것이었지만, 지금도 할아버지가 친구분들 앞에서 흐뭇해하시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이렇게 시작한 독서는 학생 때는 물론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할 때도 이어져, 일찍 출근하기로 유명한 현대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도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기 전 한 두시간 책을 읽고 출근했다. 폴 사무엘슨의 ‘경제학’의 개정판이 나올 때마다 구해 읽었고 피터 드러커의 새 책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내가 신간이 나오기를 기다렸던 저자 중에는 제레미 리프킨도 있었다. 그의 책 중에서 2002년에 발간한 책 ‘The Hydrogen Economy(수소 경제)’는 나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주었다. 지금도 여전히 관심을 갖고 생각하고 말하고 글을 쓰는 3가지 변화, 인구 변화, 남북 관계 변화, 그리고 순서는 끝이나 가장 심각하게 여기는 기후 변화에 대한 이해와 그 이해에 터 잡은 행동의 계기가 된 책이다.

알려진 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그 위에 살던 생명체를 멸망시키기에 충분한 극심한 기후 변화를 경험했기에 지금 온 인류가 겪고 있는 기후 변화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우리 인간이 맞고 있는 기후 변화는 지구에 사는 인간 활동이 낳은 최초의 위기라는 데에 대해서 대체적인 합의가 있는 것이고, 그에 따라 지난해 10월 말~11월 초 영국 글라스고우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에서 격론 끝에 ‘2050년대 탄소 중립’이라는 합의에 이르게 되었다.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실천 계획으로 미국, EU 등 각 나라는 ‘녹색 분류 체계’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동 개념의 일환으로 기후 변화 또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석탄 발전을 중단하고 그에 대응하는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천연가스, 원자력 발전 등 화석원료 에너지원에 대한 분류를 통해 에너지 체계 개편 및 자금 지원 차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말일에 한국형 녹색 분류 체계에 따라 에너지 체계 개편 및 자금 지원 차별화 작업을 진행했다. 그중 가장 문제가 될 부분은 바로 원자력 발전이 녹색 산업에서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석탄 발전과 원자력 발전이 동시에 제외됨으로써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에 본질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알다시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우리나라의 전기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특히 석탄 발전을 중단할 경우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이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를 최대한 늘리는 노력은 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원자력 발전이 계획에 포함되어야 한다.

지난해 말 중국의 전력 대란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전기 부족은 산업 생산 중단이라는 끔찍한 사태를 초래한다. 여기에 더하여 전기를 이용한 물분해로 수소를 얻어 수소 경제를 이룬다는 계획 역시 좌초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임기 내내 탈원전을 외친 문재인 정부가 택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미치는 영향이 큰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제20대 대통령 후보들께 간언한다. 특히 여당의 이재명 후보께 간절히 호소한다. 지난해 12월 30일 환경부가 결정 발표한 원자력 산업에 대한 녹색산업 분류 배제 결정을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하기를. 특히 미국, EU 등 선진국의 결정을 잘 살펴 봐주기를 바란다.

이계안 2.1지속가능재단 설립자

출처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http://www.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