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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안칼럼] 윤석열 대통령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5-25 16:50
조회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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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 ‘국민의 힘’의 윤석열 당선인이 대한민국 제6공화국의 8번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9일 치러진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48.56%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0.73%p차로 누르고 당선되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득표율 48.56%"와 "득표차 0.73%p"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어봐야 할 듯하다. 언론에서 좋게 말해줘서 ‘아슬아슬한 신승’이다. 당선인 시기부터 취임후 6개월은 허니문 기간이지 않는가. 보다 냉정한 그리고 적확한 평가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지금의 대통령은 51.44%의 국민으로부터 지지받지 못했다. 더구나 득표차가 0.73%p에 불과할 정도로 국민을 양분시킨 나쁜 선거였다."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당연히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5년을 이끌어가야 할 대통령이다. 이에 마음과 뜻 그리고 힘을 다해 ‘국민의 힘의 대통령’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한 마디 말씀을 드린다.

1992년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그의 저서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에서 다음과 같이 설파한 바 있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의 해체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등 서구가 주도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소비에트연방이 주도해온 전체주의와 공산주의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그 결과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인류의 보편타당한 가치가 되었으며 더 이상의 이념경쟁은 없다. 역사는 끝났다."

이와 같은 후쿠야마의 인식은 코제브를 거쳐 헤겔, 맑스 등 수 많은 선각자의 역사관, 특히 인류의 역사를 정-반-합의 틀로 읽은 헤겔이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을 통해 ‘인류의 역사는 더 이상의 도전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역사는 끝났다"고 한 말에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후쿠야마의 "역사는 끝났다" 역시 뛰어난 통찰력의 산물이라 할 것임에 틀림없다.

후쿠야마가 역설한 ‘역사의 종언’ 상태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는 소련 붕괴 후 정확하게 10년이 지난 2001년 9월 11일에 첫 번째 도전을 받는다. 그때까지 테러의 ‘객체’였던 비행기를 테러의 ‘수단’으로 사용하여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orld Trade Center)와 워싱턴 DC의 국방부(Pentgon)를 공격하는 전대미문의 9.11 테러가 발생하면서 미국 주도의 인류보편적 가치는 도전을 받았다.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2008년 세계금융위기는 자본주의에 대한 도전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되었고, 그 탈금융권력 아나키즘의 정수인 비트코인은 지금 미국 자본시장의 어떤 주식에 비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가치를 부여받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글로벌화 차원에서는 영국의 EU탈퇴에서 그 도전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님을 확인하고 있다.

알렉스 호철리(Alex Hochuli)는 그의 저서 ‘역사는 끝났다는 끝났다(The End of The End of History)’에서 후쿠야마가 말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더 이상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아님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코비드19 팬데믹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이 보여준 국가 주도 정책에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집단격리, 봉쇄, 막대한 국가재정을 동원한 개인과 기업의 소득보전, 각종 산업의 자국 내 유치에서 보는 자국우선주의(Nationalism), 국가 주도의 산업투자 등에 결정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 자체가 끝났다고.

윤석열 대통령께 간곡히 제안한다.

대통령께서 취임사에서 35번이나 언급한 자유는 이기심(Self-Interest)에만 터잡은 것이어서는 안된다. 자기 스스로 규제(Self-Regulation) 하겠다는 의지와 짝을 이뤄야만 비로소 진정한 자유라고 할 수 있다. 양분된 대한민국을 통합하여 선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고, 부디 자기 스스로 이기심을 다스리는 그런 자유가 꽃피게 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이계안 2.1지속가능재단 설립자

출처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http://www.joongboo.com)